[KBO 야구 기록 정복 6편] 순위표의 거짓말을 간파하다! 피타고리안 승률과 1점 차 승부
드디어 시리즈의 마지막 편입니다!
이번 글에 나오는 숫자나 이론등도 일일이 외우거나 디테일하게 볼 필요도 없습니다.
'아, 우리 팀 순위가 운발(?)인지 실력인지 이렇게도 엿보는구나~' 하고 가볍게 즐겨주시면 좋을거 같습니다
지난 5편에서는 팀 타선의 득점력(팀 OPS)과 투수진의 밸런스, 그리고 보이지 않는 철벽 수비를 증명하는 DER(수비 효율)까지 알아보았습니다.
이러한 공수 밸런스의 결과물은 결국 매일 업데이트되는 '팀 순위표'로 나타납니다. 하지만 가끔 순위표를 보다 보면 고개가 갸우뚱해질 때가 있습니다.
"우리 팀이 점수는 훨씬 많이 내고 적게 내줬는데, 왜 저 팀보다 순위가 밑에 있지?" 하고요.
이번 6편에서는 이 순위표 뒤에 숨겨진 진실, 즉 우리 팀의 현재 성적이 '진짜 실력'인지 아니면 '단순한 운'인지를 가려내는 흥미로운 지표들을 파헤쳐 봅니다.
🧮 피타고리안 승률: 우리 팀의 진짜 순위는 몇 위일까?
KBO 순위표를 보면 가끔 이상한 현상이 발생합니다.
시즌 총 득점보다 총 실점이 훨씬 많은데 기적처럼 3~4위권에 버티고 있는 팀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득실 마진은 압도적인 흑자인데 6~7위에서 허덕이는 팀도 있습니다.
이때 찐팬들이 순위표의 진실을 찾기 위해 확인하는 지표가 바로 '피타고리안 승률(기대 승률)'입니다.
득점과 실점의 제곱을 이용해 도출하는 복잡한 공식은 잊으셔도 됩니다.
핵심만 말씀드리면 '지금까지 낸 득점과 실점 비율을 바탕으로 계산했을 때, '이 팀이 원래 기록해야 하는 적정(진짜) 승률'을 뜻합니다.
※ 참고: 피타고리안 기대 승률 공식
- 기대 승률 = (팀 총 득점²) / (팀 총 득점² + 팀 총 실점²)
- 영문 표기 : RS² / (RS² + RA²)
이 피타고리안 승률(기대 승률)과 현재 팀의 실제 승률을 비교해 보면 아주 흥미로운 예측이 가능해집니다.
실제 승률이 기대 승률보다 훨씬 높다면?
득점력에 비해 유독 '운'이 좋았거나, 벤치의 작전과 불펜 투수들이 승부처에서 기가 막히게 막아내어 '꾸역승'을 많이 거뒀다는 뜻입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원래 기대 승률을 찾아 순위가 떨어질 확률이 높다고 분석합니다.)실제 승률이 기대 승률보다 훨씬 낮다면?
이길 때는 점수를 펑펑 내며 대승을 거두는데, 질 때는 1~2점 차로 아깝게 지는 억울한 경기를 많이 했다는 뜻입니다. 불운했거나 뒷문이 불안하다는 증거지만, 기본 득실 마진이 탄탄하기 때문에 조만간 치고 올라갈 반등의 여지가 매우 높은 팀으로 봅니다.
땀 쥐는 승부처: 1점 차 승률과 역전승 비율
피타고리안 승률의 오차를 만드는 가장 큰 주범이자, 야구에서 '감독의 역량(벤치)'과 '팀의 뒷심'이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통계가 바로 '1점 차 승부 성적'입니다.
1점 차 승리 비율이 유독 높은 팀은 투수 교체 타이밍, 대타 작전, 희생 번트 등의 벤치 작전이 톱니바퀴처럼 딱딱 맞아떨어지고, 불펜의 필승조가 완벽하게 작동한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1점 차 패배가 많다면 벤치의 작전 실패가 잦거나, 마무리 투수가 경기를 지켜내지 못하는 아킬레스건을 가지고 있다는 뼈아픈 증거입니다.
여기에 '역전승/역전패 비율'까지 곁들여 보면 팀의 컬러는 더욱 완벽하게 증명됩니다. 지고 있어도 후반만 되면 팬들을 기대하게 만드는 '뒷심이 무서운 팀'과, 이기고 있어도 경기 끝까지 팬들의 심장을 졸이게 만드는 '불안한 팀'의 차이는 바로 이 두 가지 통계에서 확연하게 갈립니다.
💡 KBO 역사로 보는 데이터의 두 얼굴
이론으로만 들으면 와닿지 않으실 분들을 위해, 피타고리안 승률과 1점 차 승부의 묘미가 맞아떨어진 두 가지 실제 사례를 소개합니다.
- 📈 역대급 '꾸역승(행운)'의 사례 — 2018년 한화 이글스
2018년 한화는 총득점(729점)보다 총실점(761점)이 더 많아, 기대 승률로는 리그 8위(.479)에 머물러야 했습니다. 대패할 때 크게 지고 이길 때 촘촘하게 이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리그 1위의 최강 불펜진을 앞세워 1점 차 승부에서 신들린 승리를 거두면서 실제 순위는 리그 3위(.535)로 가을야구에 진출했습니다. - 📉 지독하게 '억울한(불운)'의 사례 — 2023년 KIA 타이거즈
2023년의 KIA 타이거즈는 정반대의 상황이었습니다. KIA는 시즌 내내 화끈한 화력으로 실점보다 득점을 훨씬 많이 짜내며 기대 승률 전체 2위(.555)를 기록했습니다. 정상적이라면 플레이오프에 직행해야 하는 전력이었습니다. 하지만 유독 1점 차 승부에서 번번이 무너지며 아깝게 지는 불운이 계속됬고, 결국 기대 승률보다 한참 낮은 6위(.514)로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 데이터로 증명되는 '천적'과 '구장 징크스'
마지막으로 팀의 판도를 읽을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상대 전적'과 '홈/원정 성적 스플릿(분할 기록)'입니다.
야구는 사람이 하는 멘탈 스포츠이기 때문에, 아무리 전력이 강한 1위 팀이라도 유독 특정 팀만 만나면 방망이가 식고 에러가 쏟아지는 '천적 관계'가 통계로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 징크스를 확인하는 두 가지 기초 데이터
- 특정 팀 상대 전적: (특정 팀 상대로 얻은 승리) / (특정 팀과 치른 총 경기 수)
- 구장별 방어율(스플릿): (특정 구장에서 내준 자책점 × 9) / (특정 구장에서 던진 이닝 수)
이 징크스를 가장 극단적으로 보여준 사례가 바로 과거 LG트윈스 시절의 우규민 선수입니다.
🏟️ 우규민의 극단적인 구장 스플릿 (잠실 황제 vs 대구·청주 악몽)
그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넓은 '잠실 야구장'을 홈으로 쓸 때와, 타자 친화적인 '대구 시민운동장(과거 삼성 홈구장)'이나 '청주 야구장' 원정을 갈 때의 성적이 완전히 다른 투수였습니다.
잠실에서의 철벽 에이스
잠실에서는 넓은 외야 펜스 덕분에 큰 타구를 맞아도 외야수 플라이 아웃으로 잡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덕분에 홈경기 방어율은 2점대 중후반에서 3점대 초반을 굳건히 유지하며 리그 최정상급 에이스로 군림했었습니다.대구·청주에서의 불운의 피홈런왕
반면, 펜스 거리가 짧고 좌우 관중석이 좁은 대구와 청주 원정만 가면 악몽이 시작됐습니다. 잠실이었으면 평범한 뜬공이었을 타구들이 죄다 담장을 넘어가며 해당 구장 원정 방어율이 6점대에서 8점대까지 걷잡을 수 없이 폭발했습니다.
순위 싸움이 치열한 시즌 막판, 맞대결을 앞두고 이러한 천적 데이터와 구장별 승률을 미리 찾아본다면 그날 경기의 관전 포인트가 두 배, 세 배로 풍성해질 것입니다.
🏆 [한눈에 요약] 6편: 팀 심화와 상황별 지표
피타고리안 승률: 득점과 실점 비율로 계산한 팀의 '적정 승률'로, 현재 순위표에 낀 거품(운)이나 억울함(불운)을 가려냅니다.
1점 차 승부와 역전승: 벤치(감독)의 작전 수행 능력, 불펜의 안정감, 그리고 타선의 클러치 뒷심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통계입니다.
상대 전적과 구장별 징크스: 객관적 전력을 무시하고 발생하는 천적 관계를 통해 그날 승부의 또 다른 묘미를 제공합니다.
⚾ 맺음말 : 스탯은 거들 뿐, 야구는 낭만입니다!
지금까지 총 6편에 걸쳐 타자와 투수의 기초 지표부터, 세이버메트릭스, 수비 효율, 그리고 팀 통계까지 야구 기록의 숲을 조금은 깊다면 깊게 파고들어 보았습니다.
사실 야구의 진짜 묘미는 시원하게 밤하늘을 가르는 홈런 한 방과, 만루 위기를 지워버리는 짜릿한 탈삼진, 그리고 유니폼이 흙투성이가 되도록 몸을 날리는 선수들의 투혼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탯은 이 재미를 더해주는 훌륭한 안주거리일 뿐, 이 복잡한 지표들을 몰라도 우리가 야구를 즐기고 팀을 사랑하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
우리는 그저 응원하는 팀의 경기를 즐기면 됩니다!
그동안 [야구 기록 완벽 정복 6부작] 시리즈를 달려왔고 마무리 지으려 합니다.
다음번엔 또 다른 지표일 수도 있고 또 다른 다양한 야구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혹시 다뤄줬으면 하는 주제나 사항들이 있으시면 댓글로 남겨주시면 참고하도록 하겠습니다
아, 오늘 여러분의 팀은 승리하셨나요?
댓글
댓글 쓰기